“엄마, 오늘 뭐 해요?”
주말 아침,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 질문 하나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머릿속엔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가? 아닌 벌써 해야 할 집안일이 주르르 떠오르기
시작했다. 청소기 돌리기, 세탁기 돌리기, 장 보기, 반찬 만들기, 욕실 청소…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오늘 꼭 해야 할까?’

평일에는 직장일로, 퇴근 후에는 아이들 돌봄과 살림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낸다.
그런데 주말이 되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집안일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졌다.
주말에도 일처럼 계속 움직이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결심을 하게 됐다.
🧺 ‘일부러 안 하는 날’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일을 멈추지 않는 엄마’로 사는 건 너무 지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 혹은 일요일, 하루는 ‘살림을 일부러 안 하는 날’로 정하기로 했다.
청소기 돌리지 않고, 반찬 만들지 않고, 식기세척기 비우는 일조차 미뤘다.
냉장고 안에 있는 것들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청소 대신 아이들과 공을 차고,밀린 일기장을 꺼내 앉았다.
아이들은 나보다 먼저 바닥에 눕고 이불로 뒹굴었고, 나는 그 옆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조용하고, 여유롭고, 오랜만에 ‘살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 처음엔 불안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처음 이 루틴을 시도했을 땐 불안했다.
하루 미룬 집안일이 내일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올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렇지 않았다.
세상이 무너지지도 않았고, 집이 엉망이 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월요일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주말이 더 이상 ‘또 하나의 노동’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를 위한 하루’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컸다.
살림은 완벽하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아빠에게 하루를 부탁해보는 용기
그리고 중요한 변화가 하나 더 있었다.
그 하루를 남편에게 부탁해보기로 한 것.
살림과 육아를 온전히 나만의 몫으로 여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순간, 조금은 더 편해졌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 간단한 청소나 점심 준비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남편도, “오늘은 내가 애들이랑 밖에 나갔다 올게” 하고 말해줬다.
그 짧은 외출이 나에게 얼마나 큰 숨통이었는지 모른다.
‘주말엔 아빠가 책임지는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루틴이라는 걸 느꼈다.
🌼 쉼도 살림의 일부입니다
우리 엄마 세대는 ‘쉬는 엄마’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그걸 보고 자란 나 역시, 쉬면 안 될 것 같은 압박 속에 살림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엄마가 웃고, 쉬고, 충전되어야
아이에게도 부드러운 말과 웃음을 줄 수 있다.
쉬지 못한 엄마의 표정은 거울처럼 가족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가족 모두를 위한 루틴이 될 수 있다고.
🍀 작은 팁 한 줄
“오늘은 집안일 안 하는 날” 선언문을 냉장고에 붙여보세요.
그리고 아래처럼 적어보는 거예요.
- 오늘의 청소는? ❌
- 오늘의 반찬? 냉장고 있는 걸로 ⭕
- 오늘의 엄마 할 일? 이불 덮고 뒹굴기 ⭕
- 오늘의 아빠 루틴? 아이랑 산책 + 간식타임 ⭕
살림도, 육아도, 일도 잠시 멈춰도 괜찮아요.
‘엄마의 쉼’은 결국 가족의 평온으로 돌아옵니다.
이 글은 워킹맘이 직접 실천해 본 주말 루틴을 바탕으로 작성한 경험담입니다.
"살림 그만" 루틴을 한번 시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