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안 보이는 정리도 필요해요
집 안이 아무리 깨끗해도 마음이 어지러운 날이 있습니다. 장난감은 정리됐고, 바닥엔 먼지 하나 없는데, 가슴 한켠이 지저분한 느낌이 드는 날. 그럴 땐 집이 아니라, 내 감정이 정리가 필요하다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엄마는 늘 감정을 미루고 삽니다. 아이 감정이 먼저, 남편의 피로가 먼저, 회사 업무가 먼저. 그러다 보면 내 감정은 ‘언젠가’ 돌볼 거라고 생각하면서 구석에 쌓여만 가요. 그 ‘언젠가’는 오지 않고, 하루하루 감정의 먼지는 켜켜이 쌓여요.
그래서 저는 요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도 살림의 일부로 여깁니다. 집을 정리할 때 마음 한켠도 함께 돌아보는 거예요. “나 오늘 왜 이렇게 예민하지?”, “왜 자꾸 짜증이 났을까?”, “언제 웃었지?” 이런 질문들을 마음속 체크리스트에 올려두고 하루 한 번, 10분만 들여다봅니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내 감정을 인정해주는 시간이 있으면 마음이 참 달라져요. 그게 바로 엄마가 자기 마음을 돌보는 첫 걸음이 아닐까요?
✅ 작은 팁: 감정이 헝클어진 날엔, 집 청소보다 나에게 먼저 “오늘 어땠어?”라고 말 걸어보세요.
감정을 정리하는 10분 루틴, 이렇게 해요
감정 정리는 거창한 상담실이나 일기장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집안일을 하면서 감정을 정리해요. 빨래를 널 때는 생각을 넙죽 펼치고, 식탁을 닦을 때는 마음도 반짝 닦아냅니다.
제가 자주 쓰는 방법은 싱크대 앞에서 멍하니 서기입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하루 중 가장 속상했던 장면을 떠올려요. 그 감정을 흘러가게 두는 것. 그게 제 루틴이에요.
자기 전에는 3문장 일기를 씁니다. “오늘 나를 웃게 만든 것”, “오늘 나를 불편하게 한 것”, “내일 나를 위해 하고 싶은 것.” 이 짧은 기록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돼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엄마가 자기 감정을 정리하는 10분은 가족 모두의 감정 온도를 바꾸는 시간입니다. 내가 편안해야 아이도 웃고, 남편도 숨을 돌릴 수 있잖아요.
✅ 작은 팁: 자기 전 3줄 일기 –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 내일 바라는 것’을 써보세요. 마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엄마도 누군가의 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자주 되뇌는 말이 있어요.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다는 걸 잊지 말자.” 엄마가 되면 어른이 되고, 강해져야 하고, 매일 잘 해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따르지만 그 아래엔 여전히 위로받고 싶은 어린 마음이 살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나’로 돌아가는 시간을 자주 만들려고 해요. 좋아하는 차를 마시거나, 좋아하는 향의 바디로션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살림은 집을 정리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가족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엄마의 감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감정이 억눌리고 눌러붙으면 아무리 집이 정돈돼도 숨이 막히거든요.
우리 마음도 가끔은 치우고, 정리하고, 환기시켜야 해요. 감정도 살림의 일부니까요. 엄마도 자기를 챙길 자격이 있어요. 아니, 꼭 챙겨야만 해요. 그래야 다시 ‘엄마’로 돌아갈 수 있어요.
✅ 작은 팁: 주 1회만이라도 “엄마 아닌 나”로 존재할 수 있는 10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