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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장난감 정리, 놀이처럼 함께해요.

by blabal 2025. 6. 19.

 

아이 장난감 정리, 놀이처럼 함께해요

정리는 교육보다 놀이가 먼저예요.

장난감 정리는 많은 부모에게 공통된 고민입니다. 아이가 놀고 난 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블록, 인형, 책, 퍼즐 조각들… 부모가 치워야 할 일이 또 늘어났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기 쉽죠. 처음엔 아이에게 "이건 네가 어지른 거니까 네가 치워야지"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말귀를 못 알아듣거나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정리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함께 익혀야 하는 생활 습관입니다. 특히 2~6세 아이들은 ‘놀이’라는 틀 안에서만 새로운 습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기입니다. 즉, 정리도 놀이처럼 접근해야 오래가고 즐겁습니다.

제가 처음 시도했던 방식은 ‘정리 시간 게임’이었어요. 타이머를 5~10분 맞춰놓고, “누가 더 많이 정리하나 볼까?”라는 말로 시작하는 거죠. 아이는 게임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동참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오늘도 게임 해요!”라고 먼저 말하기도 했습니다.

약간의 팁이라면 정리할때마다, 지정된 정리 동요를 틀어놓고 하면 나중에는 노래만 틀어도 정리시간이구나라고 알거에요. 

이처럼 정리를 놀이로 바꾸면 아이가 느끼는 강제성과 책임감이 사라지고, 대신 성취감과 즐거움이 자리합니다. 색깔별로 분류하기, 누가 더 빨리 제자리에 넣는지 시합하기, 정리 송 부르기 등 작은 아이디어들이 정리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꿔줍니다.

정리는 시키는 일이 아니라 같이 놀면서 익히는 가족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정리를 부담이 아니라 놀이의 연장선으로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즐겁게 접근해 보세요.

10분이면 충분해요,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 있으면 돼요.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리하려면 최소 30분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어린아이의 집중력은 길어야 10분입니다. 오히려 너무 긴 시간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정리는 귀찮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요.

그래서 추천하는 건 바로 하루 10분 정리 루틴. 정리 시간은 짧지만, 반복되면 습관이 됩니다. 저는 아이들과 매일 저녁 놀이가 끝난 후 “이제 10분 정리 타임이야!”라고 말하며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꼭 함께 타이머를 맞춰요. 알람이 울릴 때까지 함께 정리를 하고, 시간이 끝나면 “오늘도 잘했어!” 하며 박수를 쳐줍니다.

10분이라는 시간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정리를 통해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입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정리를 목표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바구니에 넣고 뚜껑만 닫아도 OK, 색깔별 구분 못해도 OK.

정리는 매일 반복되는 행동으로 익혀야 합니다. 오늘은 블록만, 내일은 책만, 모레는 인형만... 이렇게 매일 다른 주제를 정해도 좋아요.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들려면 부담을 줄이고, 성공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10분 루틴은 짧지만 강력합니다. 아이가 정리에 대해 갖는 거부감을 줄이고, 스스로 움직이는 습관으로 연결되는 힘이 있습니다.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 잘 활용하면, 정리는 자연스럽게 아이의 습관이 됩니다.

엄마 혼자 치우지 말고,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요.

정리를 엄마 혼자 계속하게 되면 어느 순간 피로와 불만이 쌓입니다. 아이가 정리를 안 할 때마다 짜증이 올라오고, 결국 “내가 다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죠. 하지만 정리는 엄마의 책임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여야 합니다.

저는 정리 시간에 아빠도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는 아이가 정리할 때 함께 블록을 바구니에 넣거나, 책을 꽂는 역할을 맡기곤 해요. 아이는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정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리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특히 5살 남아와 2살 여아는 성향도 관심사도 다르기 때문에 역할을 다르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

  • 5살 아이 → “블록은 네가 한꺼번에 바구니에 넣어볼래?”
  • 2살 아이 → “이 예쁜 인형은 엄마랑 같이 자리에 눕혀주자”

이렇게 나이와 성향에 맞는 역할 분담을 하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어요. 물론 처음부터 쉽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도 정리하다가 장난감 가지고 놀고 그랬었거든요. 그럴땐 다독이는 말로 다시한번 주의 환기를 해주세요. 

정리를 하는 도중에도 칭찬은 필수입니다. “우와, 이걸 여기까지 혼자 옮겼구나!”, “엄마보다 더 빠르네!” 같은 말 한마디가 아이의 자발성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우리 모두 함께 했어!"라는 말로 가족 분위기를 따뜻하게 마무리하세요.

정리는 엄마의 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만들어 가는 일상입니다.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정리를 잘하게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가족이 함께 만들어낸 좋은 기억이에요. 오늘 저녁, 온 가족이 함께 정리하는 10분을 만들어보세요. 그 시간이 쌓이면, 아이의 습관뿐 아니라 가족의 마음도 정돈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