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자는 낮잠 시간은
우리 집에서 가장 조용하고도 소중한 시간이다.
아이를 둘 키우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절실히 느껴진다.
특히 첫째가 더는 낮잠을 자지 않게 되면서부터, 그 틈은 더 작아졌다.
둘째가 겨우 잠든 오후 1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동시에 빠르게 머리를 굴린다.
“지금 이 30분, 어떻게 써야 나도 무너지지 않을까?”
🌿 낮잠은 둘째만 자고, 첫째는 놀고 싶은 시간
첫째는 다섯 살. 에너지가 넘치고 말도 많고, 늘 놀고 싶다.
낮잠이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둘째가 자는 동안에도 집은 여전히 ‘가만히 있지 못하는 기운’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낮잠 시간에 따라 두 가지 루틴을 운영 중이다.
“첫째와 함께 있는 날”과 “남편이 첫째를 데리고 나간 날.”
☀️ 첫째와 함께 조용히 노는 루틴
남편이 바쁘거나 집에 있는 날이면,
나는 첫째와 함께 소리 내지 않고 놀기를 제안한다.
색연필로 그림 그리기, 블럭 쌓기, 단순한 퍼즐 맞추기.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이는 지금 자고 있어. 우리 둘만의 비밀 놀이 해볼까?”
첫째는 마치 ‘엄마와 특별한 팀이 된 듯한 뿌듯함’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춘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첫째와 조용히 연결되고,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애정이 오가는 시간을 만든다.
작은 성취와 잔잔한 놀이가 반복되며
나도 아이도 차분해진다.
그 시간은 엄마도, 아이도, 감정적으로 쉬는 루틴이 된다.
🚶 남편이 첫째를 데리고 외출하는 날
가끔은 남편이 첫째를 데리고 놀이터나 근처 카페, 마트를 다녀온다.
그 시간이면 비로소 집에 나 혼자만 남는다.
조용하고, 아무 소리도 없는 집 안에서 나는
처음으로 몸에 힘을 뺀다.
커피를 천천히 내리고, 오늘의 기분을 메모앱에 몇 줄 써본다.
마른 빨래를 천천히 개기도 하고, 창밖 풍경을 보기도 한다.
그 누구도 부르지 않고,
그 어떤 대답도 필요 없는 단 30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이 30분이,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작고 강력한 루틴이 된다.
💭 무조건 ‘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용기
예전엔 아이가 자면 그 틈에 집안일을 몰아서 했다.
그게 엄마의 책임 같았고, 그렇게 해야 잘 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낮잠 시간은 반드시 생산적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 몸과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내가 웃고 있을 때, 아이도 웃는다.
내가 여유 있을 때, 가족의 하루가 부드러워진다.
그러니 이 시간은
엄마가 ‘잘 살아내기 위한’ 숨 고르기 시간이기도 하다.
💡 작은 팁 한 줄
둘째 낮잠 30분, 그 중 10분만이라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정해주세요.
글을 쓰든, 커피를 마시든, 조용히 눈을 감든
그건 내가 선택한 나만의 루틴입니다.
그게 육아를 버티는 에너지가 됩니다.
이 짧은 30분은
누구도 몰라주지만,
엄마가 버티는 데 꼭 필요한 작은 생존 전략이에요.
엄마는 오늘도, 그 조용한 틈에서
다시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습니다.